본문 바로가기

셀프웨딩

셀프 웨딩 | 플래너 없이 준비하는 결혼식 •결혼 준비 시작편

 

 

 

 

 

 

 

 

 

 

 

 

결혼 준비의 시작

 

우리 커플은 만난 지 약 8년 차? 너무 오래돼서 세지도 못하겠네. 중간에 잠시 헤어짐이 있었지만 역시 만날 사람은 다시 만난다고- 서울이 아닌 제주에서 다시 만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워낙 오래 사귀긴 했지만 이 사람과 결혼해야해! 하는 종이 울리는 순간은 없었는데. 어느 날 무심결에 보여준 오빠의 행동을 보고 마음의 종이 울렸다. '내 평생을 이 사람과 함께 한다면 난 정말 행복하게 늙을 수 있을 거 같아.'라고 느꼈고 그때부터 서로 결혼 이야기를 나눴다. 본격적으로 결혼에 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건 작년 2월. 연초였지만 그해에 결혼을 할 순 없었다. 우선 돈이 없었고 또 시간도 충분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는 결혼자금이 필요했다. 최대한 부모님께 손을 안 벌리고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싶었다. 내 생에 결혼은 처음이라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결혼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감이 안 왔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결혼 관련 카페에 올라오는 글도 찾기 시작했다. '(얼마에) 결혼 준비'와 같은 형식으로 글이 올라오는데 정말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5천/5천씩 1억에 하는 사람, 1억/2억씩 3억에 하는 사람 그나마 가장 낮은 금액은 2천/2천씩 4천정도 였던거 같다. 집, 혼수, 예물 예단 등 금액에 들어가는 품목이 다들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결혼을 결심했을 당시 모아둔 돈이 정말 1도 없었다. 그나마 내가 적금 들어둔 몇 백 정도가 다였다. 급하게 돈을 모아야 했고, 최대한 모을 수 있는 금액을 함께 의논해 정했다. 아무래도 대출, 차 할부, 연금 저축 등등 고정 비용이 큰 편이여서 모을 수 있는 돈이 남들처럼 많지 못했다. 월급의 25% 정도를 1년짜리 정기적금에 다달이 넣었다. 넣을 때마다 커져가는 금액에 서로 돈 모으는 맛을 보기도 했다. 이제 곧 만기가 다가온다. 아마 만기 후 그 돈의 절반은 계약한 웨딩홀, 신혼여행, DVD 등에 바로 빠질 테지만- 아직까지 잘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남들에 비해 진짜 적은 돈으로 하는 결혼식이지만 우리의 가치관에 맞게 준비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사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3월부터는 신혼집을 알아봐야 하고 드레스 투어, 촬영, 상견례 등등 아주아주 크고 중요한 일이 남아있다. 중간중간 서로 입장 차이로 살짝 싸우기도 했지만 먼저 결혼한 결혼선배가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절대 결혼 엎을 생각하지 말라더라. 상황이 그렇게 만드는 건데 마치 상대방 탓으로 돌리며 실망감과 배신감을 느끼는 거라고. 우리 둘 다 처음이다. 처음으로 함께 돈을 모았고 처음으로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처음으로 남남이었던 남녀 둘이 가족이 돼가는 과정이다. 

 

앞으로 나처럼 플래너 없이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소소한 이야기, 꿀팁 정보를 공유해보려 한다. 플래너 없이 준비하는 결혼, 웨딩홀 워킹 투어, 드레스 고르기, 상견례 등등 물론 금액적인 비용도. 자세한 내용을 담아 결혼 준비함에 있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